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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어도 _ 신경림
새해가 되어도 달라지는 게 없다
철문에 떨어지는 조간신문 소리
아침부터 도시락 반찬을 외치며
골목을 누비는 목 쉰 아낙네
세월이 가도 달라지는 게 없다
편지통엔 흙내나는 몇 장의 연하장
북으로 쫓겨간 친구에세 쓴 편지는
먼지속에 이십년째 쳐박혀 있고
나이를 먹어도 달라지는 게 없다
너그러워지는 대신 칼날처럼 좁아져서
내 해묵은 비망록 너덜대는 빈칸엔
용서하지 못할 자들의 이름 더 늘었다
새햇살 비추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다
새해에는 달라지리라는 내 결심
거짓말 되리라 뻔히 알면서 나는 속아
그 속에서 늙고 때묻고 비겁해지는구나
새해가 되어도 달라지는 게 없다
88년 실천문학에서 나온 신경림선생님의 '가난한 사랑노래'라는 시집에 실린
시 '새해가 되어도'로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가 되어도 달라지는 것 없는 현실과 그 속에서 때묻고 비겁해지며 나이만
들지 말라는 반어로 읽으면서 이 곳을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도
올 한 해 달라지리라는 결심으로 자신을 속이지 않고,
그 결심을 옮기고 소망하는 모든 것을 이루시길 빕니다.
Posted by outsideart at January 2, 2006 04: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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