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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등 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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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30_뒷풀이 November 30, 2005

해물 구이와 삼백만원 프로젝트 참여 미술가들 모임

DSCN2027.JPG

설문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프로젝트는 아직 Open the Art Bank팀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며,
기획자들의 글이 몇 도착하지 않아 완전히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일단 지금까지의 자료를 묶어 자료집을 가편집했고,
완성은 처음으로 기획 및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여러 켜들에 관한 내외적 평가들이
들어가야 될 것이다.

미술로 등긁기-'05삼백만원 프로젝트는 오늘로 6월 23일 work shop에서부터
오개월 여를 달려와 이제 멈추지만, <미술로 등 긁기>라는 이 프로젝트에서
실험하고 있는 바깥미술의 확장은 이제 시작이다.
오늘의 후일담이 내년과 후년으로 기약된 프로젝트의 밑거름이 되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더 시원한 '등긁기'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 교환작가로 가 있는 이호진님과 조모상을 당한 이은주님,
뚝방팀의 부재가 오늘 유난히 클 것 같다.
"말이 좋아, 푸리하게 하는 아티스트 인생"(정은영님 왈)들이시라 못 오실 것 같다는
안중경님과 최금수님도 아쉽다.

지난 5개월 여, 진행을 맡기엔 역부족이었던 프로젝트 진행하느라 과부하 걸렸던
나지만 '바깥'에서의 미술을 맛보고,
창작을 하는 작가들의 자세를 7팀의 전혀 다른 색으로
엿보았음은 즐거운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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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동제 걸개 November 30, 2005

걸개53 [서울대 대동제 걸개]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아크릴
* 제작년도 : 1990년

seoul-joomeock.jpg

* 크 기 : 7m x 10m
* 제 작 : 서울대 미대 학생회
* 장 소 : 서울대학교 정문
* 내 용 : 1990년 봄 대동제를 알리는 걸개그림으로 노동자의 불끈 쥔 주먹을 주형상으로 하여 투쟁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출 처 :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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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사회의 부스럼을 없애다-중대신문 November 29, 2005

[중앙대]'미술'로 사회의 부스럼을 없애다 <미술로 등 긁기>‘05 삼백만원 프로젝트’

등이 가렵다. 그것도 손이 닿지 않는 곳이 말이다.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기 위해선 효자손이나 남의 힘을 빌려야 한다. 사람들의 몸뿐만 아니라 이 사회도 가려워한다. 갖가지 요인으로 진통을 겪는 사회가 가렵지 않을 수 없는 법. 이 사회의 부스럼을 말끔히 제거할 효자손을 자처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미술’이다.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미술활동을 동원해 해결해보자며 미술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6월부터 이번 달 말까지 진행되는 <미술로 등 긁기> ‘05 삼백만원 프로젝트’(http://www.outsideart.net)가 바로 그 사업이다. 미술가를 둘러싼 지역사회에서 인식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미술이란 방법을 내 놓은 것도 그렇지만 그 과정의 전제가 더욱 눈길을 끈다. 단 300만원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간 것.

프로젝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삼백만원이 갖는 의미는 의미심장하다. 이는 프로젝트를 진행 하는 미술가의 한 달 인건비 180만원과 진행 경비 120만원이 합해진 금액이다. 인건비를 미리 정해 놓음으로써 미술가들의 인건비 책정이 작품제작비 지원에 한정되는 현 관행을 비꼬는 것으로, 이번 기획의 타이틀 ‘삼백만원 프로젝트’ 자체가 <미술로 등 긁기>의 물꼬를 튼 셈이다.

개인 블로그를 통해 모든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미술로 등 긁기>의 기획자 이경복씨는 “공공미술에 대한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이 축적되지 않고 개별 사례로 끝나곤 한다. 작가가 지역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공미술을 하기란 쉽지만은 않다”며 공공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함을 설명한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여전히 우리는 공공미술을 학습 하고 있는 셈이다. 미술가를 포함한 미술소비자들 역시 이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다. 이 프로젝트가 3년을 목표로 진행 되고 있는 것도 여러 사례를 축적해 미술소비자들이 함께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라고 전한다.

7명의 작가와 기획자가 팀을 이뤄 각기의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진행 형식도 이색적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이용공간을 활용한 문화예술 서비스, 철거예상 지역 주민을 위한 쉼터 디자인, 서교동 정류소를 이용한 작업 등 그들의 작업은 모두 지역사회와 맞닿아 있다. 그동안 늘 회자되어 오던 문제가 아닌 우리 주변을 세심하게 둘러본 이들만이 끄집어 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들이다.

이 고민들이 우리네 사는 곳,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있기에 접근이 용이할 법도 하지만 이 집단으로서는 세상이 만만치 않다. 처음 국립현충원 외곽담장 페인팅 작업을 위해 뭉쳤던 작가 이기일씨와 기획자 최금수씨(프로파겐더팀)는 프로젝트 진행 불가 통보를 접해야만 했다. ‘국립현충원 외곽담장 투시형 휀스 교체 및 출입문 개방청원’ 계획에 따라 페인트 작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라는 집단을 위해 첫 시도를 한 것인데 아쉬울 법도 하다.

미술가 이기일씨는 “실질적으로 지역과 부딪쳐 가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도 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들이 모두 바깥미술의 일환이다”고 말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바깥미술을 향한 발걸음임을 전한다. 열린 화장실로 방향이 정해진 프로파겐더팀은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며 그 간극을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메우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화장실을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진다. 바로 ‘방배3-화장실프로젝트팀’(작가:김연태, 기획자:윤태건)의 작업을 통해서다. 이들은 작업실 건물 화장실에 이용자가 선호하는 애장품 등의 이미지를 설치해 ‘이용자들을 위한’ 화장실 만들기에 나섰다. 낡은 화장실의 개보수와 함께 화사하게 변화된 타일, 세면대 등을 보니 현실적 가치와 심미적 가치가 동시에 만족된다. 설치된 이미지가 주민들의 애장품으로 완성된 화장실이라니 더욱 애착을 갖게 되리라.

바깥미술, 즉 미술가들이 미술 작업을 하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 넘음으로써 지역사회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은 흥미롭다. 특히 블로그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동안 완성된 작품만을 음미하던 소비자들에게 작업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며 능동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점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나를 포함한 이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과 갖가지 문제로 긁어 부스럼을 가지고 있다. 이 부스럼을 없애기 위해 소수를 볼 줄 아는 섬세한 눈과 그 고민을 공론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이를 위한 문제제기의 목소리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것이 ‘미술’이라 한들 누가 막을쏘냐.

중앙대신문 김선영 기자 cybersy@cauon.net
2005.11.22 (화)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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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November 29, 2005

벽화23 [우리 동네]
* 형식/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8년

mireuk.jpg

* 제 작 : 그림패 '미륵'
* 장 소 : 전북 전주
* 내 용 : 힘겹고 어두운 현실을 뚫는 인물과 솟구치는 불을 통해 되살아나는 살맛나는 세상을 향한 소망을 강렬한 색채 대비로 표현하였다.
* 출 처 : 민족미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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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 선봉 의혈중앙 November 28, 2005

벽화22 [구국의 선봉 의혈중앙]
* 형식/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9년

joonang.jpg

* 제 작 : 가는패
* 장 소 : 중앙대학교
* 내 용 : 각 계층의 민중들이 노동자와 농민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전진해나가는 형상을 중심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모습과 반미의 정서들이 담겨 있다.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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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진압을 알리는 벽보전단 November 26, 2005

기타21 [폭력진압을 알리는 벽보전단]
* 형식/재료 : 벽보전단 / 종이 위에 복사
* 제작년도 : 1991년

poklyeock1.jpg

* 크 기 : 42cm x 29cm
* 제 작 : 활화산
* 내 용 : 1991년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으로 인해 강경대, 김귀정 등이 사망하
자 이 사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토끼몰이식 진압과정을 그려 복사한 후 주택가의 벽 등에 부착하였다.
* 출 처 : 이종률


poklyeock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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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염원하는 여성노동자 November 25, 2005

걸개52 [통일을 염원하는 여성노동자]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90년

gajabookeuro.jpg

* 크 기 : 12m x 16m
* 제 작 : 서미련 창작단
* 장 소 : 연세대학교
* 내 용 : 90년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있었던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 행사에 걸린 걸개그림으로 90년 조직된 '서울미술대학미술패연합'이 제작하였다.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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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직 복직 쟁취의 그날까지 November 24, 2005

걸개51 [전해투, 시민과 함께 그리기]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아크릴
* 제작년도 : 1993년

jeonhaetoo.jpg

* 크 기 : 2m x 6m
* 제 작 : 노동미술위원회, 전해투, 시민들
* 장 소 : 서울역광장
* 내 용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농성 중 시민과 함께한 걸개 그리기 행사. 노동미술위원회가 지원하고 전해투 위원들과 시민들이 함께하여 제작하였다.
* 출 처 : 김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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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결사반대 November 23, 2005

걸개50 [수입 결사반대]
* 형식/재료 : 걸개그림/아크릴
* 제작년도 : 1989

nongwhalhongbo2.jpg

* 크 기 : 3m x 2m
* 제 작 : 경희대 그림패 '쪽빛'
* 장 소 : 경희대학교
* 내 용 : 농촌봉사활동을 홍보하고 독려하기 위해 제작된 걸개그림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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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 November 22, 2005

벽화21 [떠나는 길]
* 형식/재료 : 벽화 /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87년

ddeonaneungil.jpg

* 제 작 : 가는패
* 장 소 : 경북 봉화
* 내 용 : 1987년 조직되어 공장, 농촌 등 현장미술 활동을 했던 그림패 '가는패'의 벽화 작품 중 하나로 가난을 못이겨 농촌을 떠나는 사람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모습을 대비시켜 당시 농촌의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그림의 내용은 농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었고 채색은 전문 미술가들이 맡아 주민과 미술인의 공동작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 출 처 : 민족미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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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꽃 November 21, 2005

벽화20 [통일의 꽃]
* 형식/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90년

leemsookyeong.jpg

* 크 기 : 9m x 8m
* 제 작 : 서울민족민중미술운동연합회(서민미련)
* 장 소 : 외국어대학교
* 내 용 : 89년에 있었던 임수경의 방북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 서민미련이 제작하였다. 91년 남북기자단 교류 때 북한측 기자들이 이 벽화를 보기 위해 외국어대에 방문하기도 하였다.
훼손이 있은 후 95년에 외대 총학생회의 지원하에 서민미련이 다시 제작하기도 하였는데 2003년 사라졌다.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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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November 19, 2005

벽화19 [농민]
* 형식/재료 : 벽화 /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87년

gongju-wall1.jpg

* 크 기 : 5m x 3.5m
* 제 작 : 공주사범대 미술교육과 학생들
* 장 소 : 충남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 마을회관
* 내 용 : 공주사범대 미술교육과 학생들이 농촌봉사활동 중에 그린 벽화. 농민의 일상과 이상향을 위 아래로 대비시켜 표현하였다.
* 출 처 : 류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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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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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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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출정 November 18, 2005

걸개49 [새벽출정]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천 위에 아크릴
* 제작년도 : 1989년

eluwha1.jpg

* 제 작 : 서울대 그림패 '에루화'
* 장 소 : 서울대학교 정문
* 내 용 : 서울대 정문 꼭대기의 삼각형 공간을 이용한 걸개그림 중 하나로 대동제를 알리를 알리고 있다. 노동자의 주먹쥔 형상은 당시 노동자 헤게모니가 대학에서 주요 테제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 출 처 : 전승일


eluwha2.jpg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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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각 면의 농민 깃발들 November 17, 2005

기타20 [순창군 각 면의 농민 깃발들]
* 형식/재료 : 깃발그림 / 천 위에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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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각 1.5m x 1m
* 제 작 : 경희대 그림패 '쪽빛'
* 내 용 : 경희대 그림패 '쪽빛'이 순창지역으로 벽화농활을 가서 순창군의 각 면의 특성을 살려 그린 깃발들.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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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에 대한 단상_정류소_오혜주 November 17, 2005

“쓸모”에 대한 단상

오혜주

이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내게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해주었는데, 그 중에 가장 내 머리를 복잡하게 한 단어는 바로 “쓸모”였다. 밥만 축내는 “쓸모없는” 년이 되지 않기 위해 그간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혐오하고 합리화하고 변명해 왔는지 생각해보면, 이 말은 매우 무서운 말이다.
그것이 근대화 프로젝트에 동참하지 못하는 인간형이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가열찬 노동으로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정상적인 노동자가 아니어서 듣게 되는 꼰대들의 꾸지람이라면, 별로 무서울 것은 없다. 그런 가치를 거부하고 무시하는 것에서 오히려 나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라면 더더욱.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나에게 던져준 “쓸모”라는 화두는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현재 이 사회의 가치체계의 변화·재구축의 진행상황과 지점들을 파악하지 않으면 많은 오해와 왜곡의 근원이 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함부로 쓸 수 없는 무서운 말이었다.
신자유주의, 전지구화 시대의 “쓸모”란 무엇인가. “쓸모”있다, 없다의 기준은 무엇이며 누가 판단하는가. 누구에게 “쓸모”가 있어야 하는가. “쓸모”있는 인간, 특히 “쓸모”있는 예술가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논의를 하다보면 나는 극단적인 두 가지 태도, 그러나 그 혼란과 분열의 양상에서 마찬가지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두 가지 태도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어떤 윤리를 가졌더라도 문화산업에 포섭되면, 마케팅을 잘하고 돈을 벌면 “쓸모”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당위적이고 선한 의도라면 무조건 “쓸모”있고 이 사회에 필요한 것으로 찬양하는 태도이다.
전자의 태도는 천재감독의 영화 한편 제작이 자동차 몇백만대의 수출보다 낫다는 식의 계산법과, 우스개 소리로 얘기해서 미술을 ‘애니메이션’과 ‘기초예술’로 나누는 식의 이분법에서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분법은 당연히 그것을 단순봉합시키는 짓에도 앞장선다.
후자의 태도는 아이들, 노인, 장애인, 저소득 계층, 이주노동자, 해외입양인,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당위적이고 계몽적인 차원에서의 선전선동, 캠페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태도의 특징은 전략이 없다는 것, 그래서 늘 일회적이고 이벤트적이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멈춘다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들은 사회 변화의 액면과 이면의 상호관계성, 역학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에서 야기되는 혼란스럽고 분열적인 반응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그러면 이런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뭔가 특이하고 남다른 상상력과 창조성으로 마케팅에 목숨걸고 문화산업과 결합하거나, 당위성과 봉사정신으로 환경미화를 통해 열악한 사회 환경과 조건들을 개선해 나가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며 어떤 “쓸모있는”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까? 유망한 큐레이터에게 발탁되거나 유수한 국제전에 초청되어 작품의 미적가치를 인정받고 아트씬에서나마 이름을 날리는 일?

그것에 대해 이젠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이다. 물론 게으르기 때문에 생각만 백년이 걸릴 수도 있고...

단적으로 말해 정은영의 <정류소>는 위에서 말한 어느 태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물론 위에서 언급한 태도들이 예술판의 전부라는 것은 아니다). 정은영은 이 작업을 통해 “쓸모있다고 통용되어온” 여러 가지 개념과 요소들에 대해 질문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부정한다기 보다는 해체한다. 해체의 목적은 다르게 생각하기, 그리고 개별주체들의 역사와 경험을 기반으로 재구축하기...로 나는 보인다.
나의 욕심이라면, 작업의 피드백을 좀 더 풍부히 받아볼 수 있는 어떤 장치들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고, 피드백이 풍부하다면 작가가 다음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크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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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프로젝트_이병희 November 16, 2005

重京이 良才川에 가서 한 일을 생각해보다
- 重京 良才川에 가다 http://samlim72.egloos.com 프로젝트
양재천에서 지난 여름 무슨 일이 있었나.
2005년 7월 14일 안중경은 평소 자주 산책을 나가던 양재천에, A4 설문지를 들고 나섰다. 한 일주일 정도 설문조사 기간을 갖기로 하였지만, 설문조사는 예상보다 늦어졌다. 8월 초에야 설문조사가 끝나고, 구체적인 일정이 나왔다. 작업명칭과, 기간, 구체적인 작업장소, 일정 등이 나왔고, 블로그 활동이 점차 진행되는 시점이 되었다.
설문조사를 끝내고 난 며칠은 설문결과를 분석하고 그것에 대해서 작가가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아낼 지 혹은 제안할 지, 등을 고민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다. 설문 조사 결과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애완견 배설물 문제를 어떻게 풀 것에 대해, 안중경이 택한 것은 애완견 배설물 모양의 모형을 만들고, 양재천에 그것을 갖다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애완견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는 처리 도구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었다.
배설물 모형을 만드는 것은 안중경의 작업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재료특성과 날씨 등의 영향을 애초의 계획했던 것보다, 일정이 약간 늦어졌다. 이후 모형을 양재천에 직접 갖고 나가 설치하기 전에, 안중경은 양재천 영동 1교에서 4교까지 모형 설치 허가를 받기 위하여, 서초구청과 강남구청 치수과에 찾아가, 프로젝트의 전체 취지와 내용, 방식을 설명하였으며, 강남구청 치수과에서는 애완견 배설물 처리 도구들(비닐 봉투와 나무 젓가락)을 지원해주기도 하였다.
안중경은, 중간에 계획을 수정하였다. 처음 계획했던 단지 모형을 배치하고, 그곳에서 처리 도구들을 나눠주는, 캠페인식 계획에서 직접 모형에 시민들과 그림을 그리자는 것으로 변경한 것이다. 영동 1교에서 4교 사이에서, 안중경은 주변 친구들과 시민들, 아이들과 더불어 애완경 배설물 모형에 일종의 즉흥 낙서들을 하였다. 그렇게 해서 전체 프로젝트가 끝났고, 끝난 시점은 8월 말이었다. 장마와 폭우, 더위가 지나고 양재천 프로젝트도 마감되었으며, 양재천에서 물감 놀이장을 만들어준 애완견 배설물 모형들은 다시 작가의 손에 의해 수거되었다.

중간평가. 안중경의 300만원 프로젝트는 일단 성공적이었다.
300만원 프로젝트는 몇 가지 규칙만 있고 승자는 없는 게임과도 같다. 프로젝트의 주요 키워드는 일종의 게임의 규칙이 된다. 300만원(한달 인건비와 작품진행경비), 블로그(프로젝트 실시간 공유와 소통), 바깥미술, 최소단위 지역사회, 그리고 미술가의 사회적 쓸모라는 화두.
양재천 프로젝트에서 안중경은 이 규칙을 성실하게 지켰다. 규칙에 부합한 프로젝트이자, 약간은 불가능해 보였던 그 규칙을 지키는 과정이자 수행의 과정, 즉 게임의 내부 원칙에서 볼 때, 일단은 성공적인 게임을 치룬 셈이다. 우리로 하여금 그 게임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일종의 아슬아슬한 어떤 고비를 맞아 기꺼이 게임의 내부로 동참하게 하는데, 안중경의 네 가지 결정이 있다.
우선 장소. 300만원 프로젝트의 규칙 중 바깥미술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바깥은 작가 자신이 살고 있는 인근 지역이어야 한다는 것, 그에 따라 양재천을 선택한다. 그 곳에서 시민의 생활, 사회적 문제를 해결 혹은 부딪쳐본다. 라는 취지에 맞추어 프로젝트의 출발지점이 설정되었다. 그 다음. 설문조사. 이는 지역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지역 주민과 공동으로 고민하기 위해 실시한다. 시민들에게 직접 안중경은 양재천의 시민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양재천을 자주 나오는 시민들이 평소 생각하고 있는 양재천의 좋은 점과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다. 결과로 100여명의 시민들을 애완견 배설물 처리 문제에 대해서 상당 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여기까지는 도입부다. 이제부터 안중경은 본격적인 문제 해결 혹은 문제와 마주치는 단계에 접어든다. 그가 이 단계에 접어들어 마무리까지 애완견 배설물 모형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과 양재천에서 직접 시민들과 그 모형에 그림을 그리겠다고 결정한 두 가지는 사실 이 프로젝트에서 결정타가 되는 것이다. 지역 사회의 고민이나 골칫거리를 알게 되고 미술가가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그 문제를 마주보게 하는 결말부분에까지 이르면서 프로젝트는 마감이 된다.
여기서 누락된 것은 300만원의 향방이다. 물론 300만원은 재료값, 일정기간 동안 안중경 개인의 인건비와 주변 도와준 사람들 인건비, 교통비, 식비 등으로 모두 지출되었다. 그렇지만, 계획보다 늦어지는 일정과, 예상보다 많이 들게 되는 인건비, 이에 따라 식비등 기타 부대비용도 더 들게 된다. 따라서, 애초 안중경의 계획과 일정을 초과한 만큼 300만원의 예산도 초과 지출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이 점은 프로젝트의 규칙에서 어긋난 지점일 것이다. 그렇다할 지라도, 안중경은 다른 규칙을 성실하게 지킨 덕에 얼마간의 성과를 얻게 된다. 그것은 마지막에 처음 계획에서 조금 변경된, 시민과 같이 모형에 그림을 그리는 이벤트를 하면서 더욱 가시화된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시민의 의지에 의해, 시민 스스로를 위하여, 시민 목소리로, 그리고 시민과 더불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안중경은 여기서 일종의 보조자 역할을 한 셈이다. 결정적으로 시민들이 스스로 선택한(안중경은 자신의 의견보다 설문의 결과를 따르려고 하였다) 문제를 어떻게 가시화시키느냐의 지점에서, 안중경은 과도한 상징과 은유의 제스쳐를 취하지 않고, 매우 직접적 결론인 애완견 배설물 모형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또한 단지 시민에게 캠페인 식으로 ‘애완견 배설물 문제를 같이 생각해봅시다.’ 혹은 ‘자기 애완견 배설물을 스스로 치웁시다.’ 등의 권유나 주장이 섞인 발언이나 행위를 취했다면, 안중경은 애초의 문제설정과 해법간의 모순을 겪게 되었을 텐데, 안중경의 해법은 시민 스스로 풀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 프로젝트는 시민의 문제설정, 시민 스스로 해법을 생각해보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술과 미술가가 개입함. 이라는 과정으로 마감된 것이다.

안중경의 300만원 프로젝트의 잔여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렇지만 프로젝트의 규칙을 바깥에서 보면서 떠오르는 의문들이나 생각들을 적어보자. 바깥 미술이라는 용어를 여기서 한번 시선의 문제로 가져가보는 것이다. 미술가의 사회적 쓸모라는 기획팀의 화두는 어찌 보면 매우 윤리적인 모토이다. 어느 사회에서건 그(그녀)가 미술가이건, 음악가이건, 운동선수이건, 백수이건 간에 그의 사회적 쓸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단지 그(그녀)를 어떤 맥락에서 호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그녀)그 자신이 어떤 맥락, 어떤 시선 속에서 응시의 한 쪽 지점을 차지하고 있느냐의 문제를 따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기획팀의 윤리적 모토와 안중경의 선택을 두고, 도대체, 미술가라고 불리어지는 자들이 어떤 주체인지, 혹은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맥락은 왜 그(그녀)를 주체화시키지 못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안중경의 선택 중, 장소 선택. 물론, 규칙이 올바른 규칙이건 아니건 간에, 해당 프로젝트만 놓고 봤을 때에도, 양재천 부근에서 살게 된지 몇 개월째인 시민 안중경에게 양재천이 자신의 일상의 한 부분으로서 어떤 의문점들을 주는 곳이었을까 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즉, 안중경 자신의 목소리는 무엇이었는가이다. 혹은 양재천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지역 사회적으로 가시화되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여기서 미술가는 자기 스스로 문제를 지적해내는 역할이 아니라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관찰자, 대변인, 해결사, 연결인? 등등. 물론 이러한 장소선택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연히 안중경이 살게 된 양재천. 그 이상의 의미는 어떻게 보면, 프로젝트 수행과정 속에서 구체화되거나, 장소 선정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설문조사. 여기서 안중경은 스스로의 문제설정이 아닌 일단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들어주기로 결정한다. 여기서 오히려 위에서의 질문 중, 안중경 자신의 목소리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대답이 있다. 안중경이 스스로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안중경의 목소리는 시민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더 잘 듣게 해주거나, 그 소리들을 섞어준다거나, 서로 들리게 해야 한다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프로젝트 내내 안중경은 직접적인 문제에는 최소한의 개입을 하였다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물론, 시민은 여기서 안중경에게 무엇을 부탁하지도 않았고,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았다. 미술가는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을 모종의 작업 대상의 지점에 놓고, 애완견 배설물이라는 매개로써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이야기해나갈까를 고민하고, 주민들의 문제 설정을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게 하느냐를 고민하게 되는 지점에 서게 된다.
주민들의 문제 설정. 즉,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점이 바로 스스로의 문제 설정이라는 점이다. 물론 모든 설문조사가 그렇듯이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만인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단지, 이번에는 안중경의 주관적인 목소리를 가능한 한 배재하고 시민의 의향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가장 큰 취지였기 때문에 설문조사 자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단, 주민들의 반응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주민들은 상대방이 젊은 작가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양재천을 관리하는 서초구청과 강남구청 치수과에 요구하는 목소리보다는 자신들 스스로에게 요청하는 내용의 응답을 하였다. 즉,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의 대상이나 요구의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은 혼잣말을 하거나 푸념을 하듯이 안중경이 누구이건 간에, 그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이다. 단지 안중경은 여기서 약간의 과장이지만 레코더의 역할이다. 그런데 주민들은 왜 미술작가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을까. 작가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작가가 평소에 이웃들과, 산책하다 만난 사람들과 다르지 않아, 평소 이야기하듯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일까. 물론 설문의 결과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골치 덩어리였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어찌 보면 더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안중경에게 털어 놓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즉, 애완견 배설물은 여기서 어떤 단서이지, 궁극적인 문제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안중경 또한 설문을 하면서 나눈 대화 속에서는 애완견 배설물에 관한 생각이나 의견 또한 단순하지만 않았고, 생각보다 복잡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안중경은 일종의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고, 문제를 풀 수 없지만 무엇인가 제안 혹은 이야기를 던져야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시민들은 이제 안중경에게 문제의 단초를 쥐어주고, 자신들은 안중경으로 하여금 해답을 해주길 바라는 위치에 서게 된다.
안중경이 본격적인 문제 풀이 단계에 접어들면서, 안중경은 고민에 빠졌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또한 미술가의 쓸모 혹은 역할은 무엇인가. 라는 존재론적인 문제까지 겹쳐있는 며칠이었다. 미술가와 애완견 배설물과 시민. 이 관계항의 설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물론 이런 삼각관계는 은유적으로야 재미있는 관계가 되겠지만, 현실을 꾀어보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만만한 관계항이 아닌 것이다. 시민에게 직접적으로 캠페인을 한다. 혹은 애완견 배설물을 사랑하자고 해버린다. 등등 매우 즉각적인 반응들을 우선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문제의 해결은 안중경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설정한 자 자체에게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일단 안중경이 만들기로 한 것은, 애완견 배설물 모형 4덩이. 금액과 시간을 고려해 봤을 때 안중경의 결정은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결과물과 과정을 공개할 수 있는 것이었을 것이다. 애완견 배설물 모형이 여기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인가. 일종의 지역 사회 문제라든가, 지역사회의 특성의 하나의 단초로서 제안된 애완견들의 배설물이 크게 모형화 되어 눈앞에 전시된다면,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인가. 물론 애완견 배설물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들은 당장은 자신의 문제 지적이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통쾌해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편은, 단지 모형이라는 것으로써 또 사람들을 회유하려든다고 생각하면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비판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건 간에, 두 의견 모두 사실은 실질적으로는 그리 쓸모 있는 의견이 아니다. 단지 자신들의 기존의 생각을 확인하는 데만 그치는 방식으로, 아무런 생각도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이런 경우, 애완견 배설물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건 거론했던 사람들보다는, 애완견 배설물 문제를 떠올려 보지 못한 사람들의 반응이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고, 한편으로는 애완견 배설물 문제에 대한 즉각적 해결방식(치우자, 데리고 다니지 말자, 동물도 존재다. 등의)이 아닌, 방식, 즉 해결이 아닌 방식 혹은 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에 대한 의문 등이 들 수 있다. 안중경 또한 즉각적인 해결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들로, 시민들에게 일종의 문제의 향유를 권하는 제스쳐만 취한다. 애완견 배설물 모형, 아이스크림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것 위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다. 당시는 더운 여름이었고, 한 낮이라 의욕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의아함과 호기심 등으로 배설물 모형에 페인팅을 하고 있는 순간을 목격하거나 동참하였다. 이런 행사가 과연 배설물과 주민의 향유의 지점인지, 단순한 놀이나 불평의 확인하는 지점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 할지라도 마지막에 안중경이 애초의 캠페인 식의 계획에서 일정을 변화시킨 것은,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미술가의 사회적 쓸모, 그 방식에 대한 윤리적 결정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미술가는 사회에 직접 개입해 들어가진 않지만, 사회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하고, 그것을 생각하게 하고, 또한 그 문제를 향유토록 한다는 취지나 역할을 암시하는 것이 된다.
물론 이것이 안중경의 양재천 프로젝트를 바깥 미술로 바라본 올바른 결론일지, 과도한 결론일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양재천 프로젝트에서 들춰본, 애완견 배설물 문제가 과연 무엇의 단초인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그 문제의 핵심은 비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중경이 마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문제를 직시하게 하는 데까지 이끌어주는 분석가의 위치와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는 미술가라고 단정하기엔 역시 과도함이 있다.
우선 이 프로젝트 자체에 환영성이 너무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칙을 성실하게 잘 지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 프로젝트에 환영성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물론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환영적 프로젝트의 수행과 그 결과 속에서, 안중경의 300만원 프로젝트가 진정으로 지시하는 곳, 혹은 미술가가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우리 스스로의 해결방법을 찾을 단서들을 캐내어야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미술가와 우리가 마주보게 되는 것이며, 미술가의 사회적 쓸모라는 일종의 윤리적 화두는 어떤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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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후보, 민중 권력 November 16, 2005

걸개48 [민중 후보, 민중 권력]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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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6m x 2.5m
* 제 작 : 활화산(주필 류연복)
* 내 용 : 1987년 대통령 선거 때 민중후보로 나선 백기완의 유세 때 쓰였던 걸개그림.
* 출 처 : 류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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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왕이여 November 14, 2005

걸개47 [농민이 왕이여]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천 위에 아크릴
* 제작년도 : 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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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2m x 4m
* 제 작 : 경희대 그림패 '쪽빛'
* 장 소 : 경희대학교
* 내 용 : 농촌봉사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걸개그림.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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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과 전진 November 12, 2005

벽화18 [단결과 전진]
* 형식 / 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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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10m x 5m
* 제 작 : 서울대 미술대학 벽그림 모임
* 장 소 :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 현관
* 내 용 : 서울대 회화과 학생들이 모여 만든 벽그림 모임은 멕시코 벽화 등 학습을 하고, 벽그림 취지문의 배포와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였다.
벽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학교 당국은 학교 건물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작업 중단을 요구하고 징계 등의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벽화는 완성되었지만 학생회의 저지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에 의해 지워졌다.
* 출 처 :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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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대회 벽보전단 November 11, 2005

기타19 [범국민대회 벽보전단]
* 형식/재료 : 벽보전단 / 종이에 인쇄
* 제작년도 :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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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29cm x 42cm
* 제 작 : 주완수
* 내 용 : 고 강경대 열사 폭력살인 규탄과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에서 만들어진 벽보전단 중 하나로 살인 폭력 진압과 민자당 해체, 공안통치의 종식을 외치고 있다.
* 출 처 : 이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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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November 10, 2005

벽화17 [그날이 오면]
* 형식/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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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7m x 4m
* 제 작 : 이종률, 정승각, 김재곤, 김흥수, 김원주, 김성민
* 장 소 : 경기도 안성 내리 청룡당구장 벽면
* 내 용 : 녹두장군을 상징하는 농민의 모습, 백두산과 무지개, 뛰어오는 아이들의 형상을 통해 민족이 통일되고 해방되는 그날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 벽화는 중앙대 회화과 재학생들이 그림패 '한솔'을 조직해 지역주민과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등의 의견 수렴 후 제작하였다.
하지만 벽화를 지우라는 경찰을 압력을 받은 건물주가 벽화를 제작하던 학생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작업대를 철거하고 수성페인트로 지워버려 완성도 되기 전에 사라지고 말았다.
* 출 처 : 류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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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을 깨우는 해방의 북소리로 November 09, 2005

걸개46 [관악을 깨우는 해방의 북소리로]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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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작 : 서울미슬대학 학생회
* 장 소 : 서울대학교 정문
* 내 용 : 대동제를 알리는 걸개그림으로 대학 교문의 삼각형 공간을 적절히 이용한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삼각형 공간을 이용한 걸개그림 제작은 서울미대 학생회나 서울대 그림패 '에루화' 등에 의해 몇 차례 더 시도된다.
* 출 처 :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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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일염원도 November 08, 2005

벽화16 [민족통일염원도]
* 형식/재료 : 벽화 / 아크릴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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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8m x 15m
* 제 작 : 경기대학교 그림패
* 장 소 : 경기대학교 학생회관
* 내 용 : 단군과 백두산 천지를 통한 민족의 기원과 하나됨을 표현하고, 각계각층의 민중들이 농악대와 어우러져 신명나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 통일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비계를 설치하고 벽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의 모습이다.
* 출 처 : 류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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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습.
출처 : 민족미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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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악법 철폐는 노동자의 손으로 November 07, 2005

기타18 [노동악법 철폐는 노동자의 손으로]
* 형식/재료 : 벽보전단 / 종이 위에 인쇄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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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29cm x 41cm
* 제 작 : 활화산
* 내 용 : 80년대에 제작된 여러 벽보전단 중 하나. 당시의 사회문제와 집회 등을 기동성 있게 알리는 데 한 몫하였다.
* 출 처 : 이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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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벽화 '청년' November 05, 2005

벽화15 [경희대 벽화 <청년>]
* 형식/재료 : 벽화 /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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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11m x 17m
* 제 작 : 벽그림제작공동위원회(미술교육과 ‘생활미술놀이공동체’ , 만화패 ‘한그림’, 그림패 ‘쪽빛’)
* 장 소 : 경희대 문리대 건물
* 내 용 :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통일과 민중 세상에 대한 염원을 두 주먹을 불끈 쥔 청년학도의 이미지로 표현해낸 이 벽화는 벽그림제작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제작되었다. 설문조사를 통한 디자인이 학교측과의 협상을 통해 최종안이 확정되어 5개월에 걸쳐 완성되었다. 완성된 벽화는 처음에는 흰페인트를, 그 다음은 검은 타르를 옥상에서 부어 벽면을 타고 흘러내기게 하는 두 번의 훼손을 겪게 되었고, 두 번의 복구작업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또한 99년에는 학교측이 벽화를 철거하려 했으나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강력한 반발로 저지 되었다.
경희대 벽화 ‘청년’은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현재 80년대 벽화운동 과정에서 그려진 대학 벽화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어 민주화 운동 및 벽화 운동 역사의 산 증인이 되고 있다.
* 출 처 : 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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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훼손 후 복구작업을 위해 설치된 비계. 바닥까지 흘러내린 흰 페인트 자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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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훼손. 옥상에서 뿌려진 검은 타르가 흘러내린 채 굳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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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에 사건에 대한 벽그림제작공동추진위원회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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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해방의 북소리로 November 05, 2005

걸개45 [일어나라! 해방의 북소리로]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천 위에 수성도료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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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3.5m x 7m
* 제 작 : 전승일
* 내 용 : 전승일이 서울대 재학시절 그린 걸개그림으로 특정한 집회나 행사를 위해 그려진 것은 아니다. 목판화 형식의 칼맛을 낸 이 걸개그림은 후에 학교 내의 각종 인쇄물이나 자판기컵 등에 인쇄되어 사용되었다.
* 출 처 : 전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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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의 오류 곧 수정하겠습니다. November 04, 2005

죄송합니다.
관리자의 덤벙거림으로 guest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수정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덧글 용량에 제한 없으니까 덧글 많이 활용해주세요^^:;
곧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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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긁고 마무리되는 것일까?! November 04, 2005

pro.jpg

어제 홍대 앞에 다녀온 일터 식구가 프로파겐더의 열린 화장실
Art sign을 찍어 왔습니다.
이기일님이 올리실 때는 내부 조명등이 들어가기 전이어서 좀 다른 느낌입니다.
물론, 실제 쓸모도 이 시간쯤에 많이 있겠지요!

pro-1.jpg

이렇게 남은 작업들도 하나하나 마무리되어 갑니다. 정류소의 자칭 쓰리 아웃인생, 정은영님의 작업 마무리 글도 어제 올라왔고...... 작업으로 남은 것은 강영민님의 등촌 1동 동사무소에 전시될 미술은행 작품 뿐이네요^^* 유종의 미로 좋은 결과 기다리는 중입니다.

어떻게들 보셨을까요? 설문지 곧 날아갑니다. 쓴 약이 몸에 좋다니 설문에 쓴 약의 용량이 좀 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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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깃발 November 04, 2005

기타17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깃발]
* 형식/재료 : 깃발 / 천 위에 아크릴
* 제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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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1m x 2.5m
* 제 작 : 갯꽃
* 내 용 :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가 결성되면서 제작된 깃발. 그 당시 집회에 사용되었던 깃발들이 공권력에게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서 깃발을 만든 갯꽃의 허용철은 인노협깃발을 건네주며 잘 지켜줄 것을 부탁했으나 깃발이 처음으로 시위에 사용되던 날, 탈취되었다.
* 출 처 : 허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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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소 프로젝트를 마치며 November 03, 2005

정류소 프로젝트를 마치며


참으로 오랫만에 한가로운 날입니다. 집에서 딱 세시간의 과외교습(!)을 하면 되는 날. 아침부터 광나게 청소까지 해대면서 모처럼의 시간을 썼더랬어요. 그래서 이제 조금 차분히 이 프로젝트를 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내일이면 또다시 헐떡대는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될게 뻔하거든요.

이 프로젝트의 초반에도 몇번 언급했지만, 저는, 어디 매어있는 직장도 없고 수발해야할 남편이나 자식새끼도 없고, 돈은 더더욱 못버는 쓰리아웃인생이랍니다. 그런데 아니 뭐 가 그리 바쁘다고 매일 징징거리는 걸까.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것 같아 조금 소심해 집니다. 사실 말이 좋아 '후리'하게 사는 아티스트 인생이지, 문화생산은 물론, 각종 잡일 알바를 따라다니기 위해서는 늘 시간을 헐렁하게 비워두고, 괜찬은 프로젝트나, 일용할 임금을 주실 분들의 전화를 지둘리면서 장단을 맞추어 주어야만 하는 것이죠. 그렇게 불안불안허게 살다보며는, 시간이 있어도 있는거 같지 않고, 밤낮은 완전히 뒤바뀌어 관공서 근무시간과 점점 멀어진 인생을 살면서도, 매일 마음만은 대한민국을 별자로 돌아댕기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리 살아봐야, 손에 남는건, 전시가 끝나고 쓸모없어진, 어디 놓아둘 자리조차 없는 산업폐기물 덩어리들, 벽에 걸어두고 싶어도 온가족의 반대에 부닥치고 마는 알 수 없는 이미지들.그리고 점점 바닥을 쳐가고 있는 저금 통장들. 점점 추례해져 가는 외모와 정신적인 피폐함들. 들. 들. 뿐이죠

나는 늘 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릴때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상상을 합니다. 저사람도 나처럼 돈을 못벌까. 저사람도 나처럼 사회가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할까? 저사람도 나처럼 피곤할까? 그렇게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다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나처럼 피곤하고, 지치고, 가끔은 자기혐오에 빠지곤 하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비로소 나는 그리 특별하지 않아! 라고 자족하곤 합니다.

정류소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날 삼백만원을 줄테니 작품을 하라는 제안이 들어왔고, 나는 앞뒤 보지 않고, 강의도 없는 방학에 임금이 생긴것에 기뻐할 따름이었죠. 그러나 그들의 제안은 '공공을 위한 미술'일 것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는 삼백만원으로 나의 노동력을 가치있는 것으로 돌려내는 동시에 공공을 위해 미술적인 작업을 해야만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공공성'이라는 말에 큰 의구심을 가지고 긴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나는 공공미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도 없거니와, 공익과 공리보다는 개인의 쾌락이 늘 우선해야한다는 가치관으로 살아왔기 때문이죠. 나는 사실 거리에 있는 90%가량의 벽화나 공공 조각, 공원, 공중화장실등을 무척 싫어합니다. "내가 춤출 수 없다면 나는 당신들의 혁명에 가담하지 않겠다"던 엠마 골드먼의 말은 아예 적어가지고 다닐 정도인데, 나는 무엇을 공공에게 돌려 놓아야 하는 것일까. 공공성이라는 문제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그리 명쾌한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쨋든 임금을 받은 이상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역시 자본의 약빨은 최고 입니다. 하여 저는 넘어진김에 쉬어가고 노느니 개팬다는 엣 어르신들의 헛소리를 이기회에 온몸으로 체득하고저 '공공성의 비밀'을 밝혀 주지 않는 주체측을 향해 며칠간의 파업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그러자 왠지 진짜 임금 노동자가 된것 같아 조금 후끈해 지기도 했습니다. 체현의 정치란 그런것이였습니다.

공공성에 대한 나의 해석은 보다 정서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나에게는 어떠한 집단에 끼어들어가거나, 관공서를 설득하거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예술가적인 윤리를 짚어보는 정도의 센스가 없는것이 분명했습니다. 나는 아주 원론적이면서도 가장 필사적인 미술의 영원한 숙제인 "소통"의 지점에서 정서적인 공공성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미간을 찌푸린채로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소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습니다. 정류소는 기다림의 장소이기에 停留所 라고 쓰지만, 정류소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죠. 정류소는 오히려 늘 떠나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한 영원히 흐르는 장소였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붙잡고 말을 거는 것은 오히려 공공의 적이 될 소지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이 끊임없이 흐르는 장소에서 어떠한 얘깃거리 하나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그리고 그 장소가 그들을 잠시라도 집이나 일터가 아닌, 조금은 다른 저편의 상상의 공간, 환영의 공간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停留所를 停流所로 바꾸어내고, 나의 이야기를 담아 작은 책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정류소에 비치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가져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내가 가끔 버스정류장에서 하는 생각들이예요. 아까도 언급했지만, 나는 그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하는 생각을 그들도 할 것이라고 믿었죠.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면 그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스를 얻어내기도 했어요. 이야기를 채워가는 작업은 조금 외로왔어요. 그리고 책이라는 매체는 버스와 같은 탈것에 정말 잘 어울리는 물건이라고 생각했죠. 다행히 나는 그간 몇몇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고, 그리 어렵지 않게 이야기와 이미지를 담은 책이 만들어 졌습니다.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주고 친구를 고용해 함께 일했죠. 그래서 일은 더 쉬워졌습니다. 물론 배포의 문제가 남아있었지만 말예요.

책이 모두 인쇄된 후에, 나는 마치 폭탄을 설치하는 테러리스트마냥, 쇼핑백에 책을 넣어 다니면서, 홍대주변의 한 정류소에 책을 몰래 놓고 오곤 했습니다. 어떤날은 아침에, 어떤날은 아주 한밤중에, 어떤날은 벌건 대낮에, 어떤날은 나도 버스를 기다리는척 정류소에 앉아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어떤날은 파파라치 처럼 먼곳에서 바라다 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죠. 그리고 어떤날을 책을 놓아두자마자 재빠르게 그 장소에서 사라져 버리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너무나 바쁜 삶을 살고 있더군요. 무엇이 놓여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제일 많았고, 관심을 가지지만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금새 시선을 옮겨가곤 했죠. 관심있게 한장한장 책을 들여다 보던 사람들도 책을 그냥 그자리에 놓고 가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몇권이나 가지고 가기도 했습니다. 가장 강적이었던 사람들은 소위 아줌마라 불리는 군단과 청소부 아저씨 였죠. 아줌마들은 사람이 앉아 있어야 할 장소에 놓여있는 이 불청객에 짐짓 화가 났던지, 책을 밀쳐 버리고 엉덩이를 들이밀기 일쑤 이고, 행여나 청소부 아저씨에게 붙들려 모조리 쓰레기장 행이 되지 않을까 싶어, 청소부 아저씨가 나타나면 그자리에서 아저씨가 갈때 까지 지키고 서있거나, 다시 책을 회수해 도망가곤 했어요. 그렇게 약 한달여에 걸쳐 500권의 책이 배포되었고, 소비되었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앞으로 돌려, 그래서 나는 공공성이라고 하는 것을 획득한 것일까. 라고 묻는다면,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제 머릿속엔 이 책들이 사람들의 손과 손을 타고 이동해 다니면서 사람사이의 공간들을 메꿔 갔으면 하는 기대가 들어있지만, 아직 그 결과나 증거를 찾을 수는 없어요. 일전에 <밑줄긋는 남자>라는 책을 친구와 보면서 재밌어 했던 기억이 있는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누군가가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해둔 것을 보면서 짐짓 강한 소통의 그리움을 느끼는 그런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말이죠. 그러한 정서적인 교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가고, 흐르고 이동하는 사람들과 장소들의 떨림이 얼마나 많은 경계들을 지워내고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가 이 작업을 이끌어 왔고, 사람들에게로 다가가게 했죠.

어느날 어느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나는 잠깐, 공공을 위한 미술이란 그런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의 주변에 늘 산재해 있는 차고 넘치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거나, 혹은 해결 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함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의 길에 놓여진 흔해 빠진 멈춤 표시와 같은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을요. 뭐 여전히 잘 모르겟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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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한반도여 November 03, 2005

기타16 [나의 사랑 한반도여]
* 형식/재료 : 패널그림 / 천 위에 아크릴
* 제작년도 :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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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6m x 2.4m
* 제 작 : 주필 류연복 외, 외국어대 용인캠퍼스 학생들
* 내 용 : 외국어대 용인캠퍼스 대동제 기간 중 그려진 그림으로 류연복 등이 밑그림과 마무리를 하고 외국어대 학생들이 채색을 하였다.
그림의 내용은 한반도의 현대사를 다루었다.
* 출 처 : 류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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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환이를 살려내라 November 02, 2005

걸개44 [두환이를 살려내라]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천 위에 유성도료
* 제작년도 :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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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4m x 5m
* 제 작 : 연세대 만화동아리 '만화사랑'
* 내 용 : 최병수 등이 공동제작한 '한열이를 살려내라'를 패러디한 걸개그림으로 연세대와 조선대의 한마당 대동제에 사용되었다.
* 출 처 : 최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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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문화집회 깃발들 November 01, 2005

기타15 [노동자문화집회 깃발들]
* 형식/재료 : 깃발 / 천 위에 혼합재료
* 제작년도 :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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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작 : 갯꽃
* 내 용 : 노동자문화집회에 참석했던 노동조합 및 단체들의 깃발들. 그림패 '갯꽃'은 인천지역 중심으로 노동조합의 깃발을 다수 제작했는데 하루에 10여개가 넘는 깃발을 그리기도 하였다.
* 출 처 : 정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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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1, 현재 일곱팀 상황 정리 November 01, 2005

11월 1일입니다.
계획대로라면 모든 작업이 완료되고 기획자들의 평가글이 나와 있어야 하지만,
많은 사람의 일정이 걸려 있어서 뜻대로만 되지는 않습니다.

일찌감치 끝낸 양재천 프로젝트와 방배 3- 화장실 프로젝트의 경우
기획자 평가글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정류소와 핸드폰의 방송국의 경우, 작가들이 각자 마무리를 지어 주시기로 하셨고
역시 기획자 평가글로 프로젝트를 종결지을 예정입니다.

사정상 늦어진 프로파겐더팀은 지난 주말 작가의 작품을 골조로 한
열린 화장실-Art Sign을 홍대 앞 술집 밀집지구에 설치하고 작가의 작업이
마무리되었다고 연락주셨습니다. 그래서 기획자 평가글만 남았습니다.

오늘, 등촌 1동 사무소에 걸린 설문 형식을 만들어 블로그에 올린
Open the Art Bank팀은 수일 내로 설문이 완료되면 미술은행에 선별된 작품 대여 신청과 함께 등촌 1동 동사무소 전시를 3개월 정도 하실 예정입니다.
미술은행의 작품은 아직 일반이나 개인에게 대여되지 않고, 공공기관에만 작품
구입비의 1~3%를 한 달 대여비로 대여하고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강영민 작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미술가에게는 작품 판매 통로를,
공공기관에는 이미지 제고를, 주민들에게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주겠다는
미술은행의 취지를 가장 작은 지자체 공공기관인 동사무소에서 시작하겠다는
의도십니다.

계획대로 작가의 작업이 완료되고 기획자의 평가글이 나온 팀은 뚝방팀뿐입니다.

그래서 늦어진 모니터링단의 설문은 현재 상황에서 11월 4일 혹은 5일 경 메일로
발송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니터링단 여러분의 참여로 내년엔 좀더 일반인에게
다가가는 미술 작업으로 거듭 나도록 도와주시기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outsideart at 10:07 am | comments (0) | trackbacks

주민 설문 조사를 위한 준비 November 01, 2005

동사무소에 설치할 설문패널 수정본입니다


동사무소에 걸릴 작품을 골라보세요.
미술은행이란?
미술은행이란 미술문화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하여 공공건물에 전시하거나 공공기관 및 일반에 임대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청와대와 국회및 일부기관에만 임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술은행에서 작품을 대여해드립니다.
작가 강영민은 기획자 민병직, 창작공방산방과 함께 미술은행의 문을 열어 공공기관의 최소단위인 동사무소에서부터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 행사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여러분들이 마음에드는 작품을 골라주시면 저희가 미술은행에 요청하여 전시를 열어드리겠습니다. 시민여러분의 소중한 세금으로 구입된 미술작품을 우리동네에서 가깝게 감상하실수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Posted by outsideart at 09:55 am | trackbacks

장산곶매 November 01, 2005

걸개43 [장산곶매]
* 형식/재료 : 걸개그림 / 천 위에 아크릴
* 제작년도 :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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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 기 : 15m x 19m
* 제 작 : 주필 최병수, 강은희, 권영호, 김근한, 박순찬, 박용만, 박찬수, 변형석, 이기헌, 이주은, 최환석, 허경호
* 내 용 : 최병수의 판화작품을 걸개그림으로 제작한 것으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있었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공연 ‘자! 우리 손을 잡자’ 행사 등에 사용되었다.
북녘땅 황해에 있는 장산곶과 휴전선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매를 형상화하여 통일에 대한 염원을 판화의 칼맛을 그대로 살려 표현하고 있다.
* 출 처 : 최병수

Posted by outsideart at 09:36 am | comments (2) | trackb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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