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이 프로젝트의 의도와 진행을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였으며 많은 아이디어 중 국립 현충원 외곽담장 페인팅 작업을 진행하려 하였다. 그 이유는 나와 가장 가까이 인접한 지역적 성격도 있었으나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들이 국립 현충원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건조한 시멘트 담장을 채워나간다면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미술행사에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설사 나중에 그 담장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먼 훗날 소중한 기억 속에 자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술에서 300만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그 액수를 넘어서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현충원과 국방부의 중기계획에 있는 현충원 외곽담장 투시형 휀스 설치와 관련된 담당자의 생각은 우리가 애써 그려놓은 벽화를 나중에 철거하게 된다면 아깝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 이미 잡혀있는 계획에 누군가가 개입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담당자와 “어차피 이 작업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시형 휀스로 교체할 때 철거하여도 좋다”고 설명하였으나 대화 과정에서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결국 작업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미술로 가려운 이 사회의 등을 어떻게 긁을 것인가.
용무가 급하게 되면 우리는 어딘가를 찾아가게 된다. 화장실이 열려 있을만한 곳을 생각하며 은행도 좋고(아... 은행은 저녁이면 문을 닫는구나...)동사무소도 좋고(동사무소도 마찬가지...)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는 저녁에도 열려 있는 것 같다. 물론 급하다고 이야기하면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열린 화장실 작업이었으며 유흥가를 관할하는 관내 파출소에 열린 화장실 아트사인을 설치하여 용무가 급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 하였던 것이다. 사실 경찰서나 파출소를 들락거리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 작업도 만만치가 않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협조 공문까지 보냈으나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근거로는 법령이 아닌 내부훈령에 의한 게시물 규정에 관한 조항 때문이었다. 즉 모든 경찰관서의 내부와 외부에는 국기, 경찰청장 지휘지침, 경찰서비스 헌장, 관내지도 및 상황도, 근무수칙, 표어 및 포스터, 현상수배 등 이외에는 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여러 기관을 방문하였고 문서와 전화통화를 주고받는 과정만 3개월 이상이 걸렸다. 300만원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산방에서는 언제 작업이 마무리 되는지 자꾸 전화는 오고 이 전시를 후원해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업을 마치는 기간은 정해져 있고...
결국 간판은 그곳이 아닌 홍대지역의 크고 작은 식당과 사람들이 붐비는 유흥가의 업소로 이동하게 되었으며 업소의 사장님은 화장실을 개방하는 것에 대하여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물론 그곳에도 모든 유흥가가 그런 것처럼 차량에는 전단지와 거리에는 불법 현수막 그리고 파출소가 있다.
어제 열린 화장실 간판이 달린 맥주집을 다녀왔다. 간판은 여전히 그 자리에 불을 밝히고 있었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프로파겐더를 쳐다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작업의 사실여부에 관한 전화가 한통 왔었고 그쪽에서 문서를 만들고 방배경찰서를 거쳐 다시 나에게 연락이 오려면 아무래도 다음주가 되어야 하겠다.
몇 일전 TV에서 최근영화 ‘강력3반’에 경찰이 영화제작을 위하여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29인승 대형헬기와 15인승 경찰헬기 그리고 완전무장 전투경찰 1개 중대병력을 동원하였다는 기사를 접했다. 영화제작에 이렇게 전폭적인 지원은 없었던 것 같다. 열린 경찰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국민에게 그리고 대중문화에 다가가는 경찰의 모습이다.
경찰의 장비와 병력이 어떠한 규정에 의하여 동원되는지 모르겠으나 법령이 아닌 내부훈령에 의한 게시물 규정에 관한 조항에 의하여 보류되고 있는 이번작업을 이해해줄 액션 공무원은...
열린 화장실과 관련하여 방배경찰서 최경사께서 연락이 왔다. 추석 전에 문예진흥원에 들려 공문 요청을 하였고 최경사께서는 문예진흥원에서 보낸 공문을 검토, 서울지방경찰청으로 공문을 보내고 그쪽 경무계에 계신분과 통화를 하였으나 경찰청 내부 훈령에 게시물 규정에 관한 조항이 있어 아마도 힘들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며 다음주쯤 경찰청에서 다시 공문이 오면 연락을 주신다고 한다.
열린화장실 작업의 진행을 위하여 방배경찰서 경무계를 방문하였고 오늘 정보과에서 작업실로 찾아오셨다. 이 프로젝트에 관하여 설명을 드리고 각 작가별 작업도 설명을 해 드렸다.
그런데 내가 작업을 진행하려한 사당2치안센터는 저녁 10시면 문을 닫고 혼자서 관리하기 때문에 비어있거나 문이 잠겨있는 경우가 많아 24시간 열려있는 지구대에 설치하는 편이 좋을 거란 설명을 해주신다. 그렇다면 작업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구대는 남성지구대와 남태령지구대가 있는데 남태령지구대는 사당역으로 가는 대로변에 있어 거기에 설치하는 편이 좋을듯하다.
관공서에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까다롭고 절차도 복잡한 것 같다. 서장님께 보고서가 올라가고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해본다.
국립현충원 작업의 불가판정으로 기획자인 최금수 소장과 나는 이번작업과 관련된 의견을 다시 주고받아야만 했다. 여러 가지 의견과 제시된 안건 중 우리는 열린 화장실로 정하기로 했다.
대부분 업소들의 화장실 문은 왜 그리도 꼭꼭 잠겨있는지...
이수(총신대)역에서 작업실로 오는 길은 유흥가를 거치게 되는데 이곳은 저녁이면 어디든 마찬가지로 간판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리고 유흥가의 초입에는 파출소가 하나 있는데 우리는 이곳에 위치한 파출소에 디자인된 열린 화장실 아이콘과 현수막을 설치하여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화장실을 개방하는 교회도 있지만 유흥가를 관할하는 파출소에 설치하는 편이 훨씬 나을 거란 생각이다.
최금수 소장이 요즘 이사 때문에 마음이 바쁘다. 이사가 끝나고 정리되는 데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야겠다.
다음 작업을 준비해야겠다.
국립현충원 외곽담장 페인팅 허가와 관련되어 드디어 현충원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물론 연락이 없어 내가 먼저 전화를 했지만 말이다. 결론은 불가이다. 물론 2007년부터 외곽담장의 일부(한강이 보이는 장소)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투명담장으로 교체한다는 이유이며 한강을 조망하게 되면 지역 주민에게 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리란 생각이 든다. 다음 작업을 준비해야겠다.
□ 우리원 검토결과(의견)
○ 동작구청(환경녹지과) 및 지역주민 “국립현충원 외곽담장 투시형 휀스교체 및 출입문 개방청원”에 의거 우리원에서 검토 외곽담장 투시형 휀스 설치는 ‘07년부터~’09년까지 국방부 중기계획에 예산을 반영하여 점차적으로 외곽담장을 투시형으로 교체할 계획이므로 페인팅작업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아직 국립현충원 측에서는 연락이 없다. 국방부에서 서류가 오래 걸리는가 보다.
이계안 의원 사무실에는 전화로 설명을 하고 메일을 보냈더니 다음날 연락이 왔다. 사무실로 한번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사무실로 방문하였더니 이계안 의원은 국회에 계신다고 하여 담당이사와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현충원 외곽담장에 두개의 출입문을 개방한 것이 이계안 의원이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질 거란 생각이 있어서였다.
이계안 의원은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국립현충원 외곽 18만평의 근린공원화와 한강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외곽담장을 투명담장으로 교체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이 프로젝트가 성공된다면 이와 관련한 작업은 2년 정도 있다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곳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여 성장했을때 추억을 가질 수 있는 작업은 의미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계안 의원은 만나질 못했지만 담당이사께서 국방부와 좋은 방향으로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국방부의 연락을 기다리며 조만간 동작구청을 방문해야겠다.
1955년 서울 동작동에 설립한 국립현충원 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산화하신 호국영령 및 순국선열이 잠들어 계시는 민족의 성역이다. 이곳은 영령들이 영면하는 안식처로, 희생과 위훈을 기리며 추념하는 추모의 장소로, 또한 시민 정서순화의 공간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곽담장에 출입문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의 현충원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였다.
국립현충원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은 시멘트 구조물로 되어있으며 위로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고 아무런 색상도 칠해져 있지 않아 이곳을 산책하는 주민들에게 정서적으로 건조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곳을 산책하는 주민들은 현충원과 근접한 사당동, 상도동, 흑석동 지역의 주민들이며 멀게는 봉천동, 반포동, 대방동 그리고 내가 있는 작업실과는 걸어서 십분 거리에 있다. 그런 이유로 요즘 키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버린 강아지와 이곳을 자주 운동 삼아 가곤 한다.
이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의견수렴과 조사를 통하여 주민들의 산책로와 현충원의 담장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진행하는 방법으로 이곳을 아름답게 가꾸는 미술행사이다.
현충원 측에 이 프로젝트에 관한 문서를 보냈으나 어쩌면 국방부의 승인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결과는 기다려야 하겠지만 나는 이곳의 담장에 설치된 철조망을 철거하는 작업과 현충원 주위의 초등학교 (남성초등학교, 중앙대부속초등학교, 신남성초등학교, 강남초등학교, 상도초등학교)와 그리고 교사들의 도움으로 담장을 초등학생들이 완성하는 벽화를 진행할 예정이며 동작구청과 지역 국회의원의 도움도 빌어볼 생각이다